사업 기획 및 퀵 테스트- 브랜드 및 마케팅 기획
지난번 글에서 사업 모델 기획에 대해 다뤘었고, 이번에는 두 번째 파트로 브랜드와 마케팅 기획에 대해 했던 일들을 써본다.
II. 브랜드 및 마케팅 기획
내가 퀵하게 이 부분에서 했던 일들은 브랜드 기획 > 로고 제작 > USP 정리 > 광고 시안 기획이었는데, '퀵하게 테스트를 하는 것'에 의의가 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단계별로 시간을 많이 쓰거나 예술적인 경지까지 아름답게 완성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음을 미리 밝힌다.
1. 브랜드 기획
이전 사업기획 단계에서 '무엇을' 팔 것 인가를 결정했지만, 그것을 잠재 고객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부분부터는 브랜드 및 마케팅 영역으로 넘어오게 된다. 브랜드의 출발이 되는 사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지는 않으려고 특별히 신경을 썼다.
돌이켜보면 역사상 가장 힙하다는 브랜드 중 하나인 "애플"과 같은 기업은 뉴턴의 사과니 뭐니 아무리 갖다 붙여도 우리말로 받아들이자면 고작 '사과'라는 과일을 지칭하는 보통 명사라니, 컴퓨터와 테크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 어디까지 내다보고 작명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역사상 위대한 브랜드가 되었다. 결국 시작부터 브랜드명 자체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이거나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혹시 그 브랜드가 훗날까지 가게되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만 목표로 하고, 껍데기보다는 내실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기로 했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기도 하고, 워낙 영문으로 된 브랜드만 남발되고 있는 세상이 안타까워 1)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짧은 음절의 순 우리말'이면서도 2) '영문으로도 표기하기 쉬운 발음'이면서 3) 따뜻한 마음이나 '도움의 손길'과 같은 뉘앙스가 포함된 단어를 찾기로 했다.
AI 세상을 활용하기가 너무도 좋은 것이, 예전같으면 우리말 사전을 한참동안 뒤져서 후보 단어군을 한땀한땀 찾았어야할텐데, 챗GPT와 Claude에게 각각 물어보면 정말 눈 한번 깜빡하고 나면 수십개의 네이밍을 던져준다. 나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툴에 동시에 돌려보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챗GPT가 나은 것도 있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Claude가 나은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두 가지의 결과값을 종합하여 최종 후보군을 골라냈고, AI가 추천해주었던 일부의 단어와 그 이유였다.
*손담(Sondam): '손'과 '담다'의 합성어
- 따뜻한 손길을 담는다는 의미
- 발음이 깔끔하고 기억하기 쉬움
*손샘(Sonsaem): '손'과 '샘물'의 합성어
- 도움이 샘물처럼 끊임없이 흐른다는 의미
- 영어로도 직관적인 발음
*손봄(Sonbom): '손'과 '봄'의 합성어
- 따뜻한 봄날같은 도움을 준다는 의미
- 계절감과 포근함을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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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사실 딱히 이거다 싶은 것은 없었다. 결국은 이런 추천을 '참고'로 하여 내 직관이 말하는 '손빛'과 '손품' 두 가지 중에 하나를 고르기로 했고, 마지막으로 고른 것은 '손품'이었다. 그 이유는 손빛은 추상적이면서 너무 거대해보여 거부감이 여전히 들었지만 '손품'은 좀 더 직관적이고 내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개념 자체가 '손품(인터넷 쇼핑)을 대신 팔아 드린다'는 의미였기 때문에 훨씬 더 비즈니스 에센스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역시 AI 도구는 여러가지 다양한 안을 제안 줄 수는 있어도 사업을 직접 하려는 인간의 종합적인 직관과 판단을 (아직은?) 대신해줄 수는 없었다.
2. 브랜드 로고 제작
그림과 같은 로고가 없이 브랜드명 만으로 로고를 대신하는 브랜드도 꽤 있고, 그것의 존재 여부 자체가 딱히 사업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여 별도의 이미지를 만들지 않고 시작하려고 했다. 사실 AI에게 몇 번 명령을 해서 설명을 하고 그림을 그리도록 해보아도 딱히 맘에 드는게 없기도 했다. 그래도 브랜드 명만으로 로고를 대체하는 경우에도 심미적인 아이덴티티를 느끼게 하는 '폰트'와 메인 '컬러'와 같은 것을 고민하는 여전히 필요했다. 아직 확실히 할 지도 모르는 사업을 위해 한글 폰트를 유료 구매할 생각은 없었고, 챗 GPT와 상의를 하여 컬러값 정도는 추천을 받아서 가장 기본적인 ppt의 폰트로 이미지를 제작해서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이미지에 넣어보았다. 하..그런데 정말 자존심 상할 정도로 너무 구렸다. 나라도 친구를 추가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손의 이미지라도 무료 벡터 이미지를 구해다가 넣어보았다. 하기와 같이 손 그림 위에 '손품' 글씨를 품고 있는 모양으로 일차 마무리를 하고 카카오톡 친구 채널을 개설하면서 동시에 다른 일들을 진행했다.
이후 인쇄 광고 시안을 만들어보는데 아무래도 남색의 바탕에 저렇게 로고를 넣은 것이 아무리봐도 전혀 세련되어 보이지가 않았다. 바탕색은 없는 것이 낫겠고, 글씨와 손을 조합한 것보다는 그냥 이미지로 전체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원래 기존에 ppt 등을 만들때도 나의 Visualization 스타일은 글씨를 최대한으로 제거하고 블랙과 화이트, 많아도 회색톤 정도가 들어가는 것이 나의 컨셉이었다. 아무리 대충해도 나의 평소 스타일을 완전히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힘이 들었다. 그래서 화가인 여동생에게 SOS를 하여 최종적으로 이런 로고 이미지를 만들게 되었다. 더 까다롭게 굴면서 더 멋있게 만들려면 할 수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시간이었다. 나는 '최소한'의 투자로 '빠른' 테스트가 목적이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4. 광고 시안 기획
주 타깃들은 온라인에 우리만큼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광고가 메인이 되어야 할 터였다.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모객을 하더라도 반드시 온라인으로 넘어와야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효율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생길 것이므로 온라인을 연결하는 커스터머 저니를 짜야만했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온라인 쇼핑을 안하더라도 카톡은 한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트래픽도 결국은 카톡으로 언젠가는 넘어오게 만들어야겠다.
오프라인은 최소한의 수량으로 인쇄를 해주는 업체들을 구글에서 찾아보았다. 알아보니 내가 가끔 사진 인화를 맡겼던 스냅스 계열의 오프린트미라는 곳에서 광고 전단 소량 인쇄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사이즈에 따른 기본 시안을 최대한 활용하여, 필요한 정보와 키 카피 등을 넣어서 인쇄물 제작을 의뢰했다. 어떻게 나올 지 테스트 시안이 없었기에 초도 물량으로 100장만 우선 주문을 넣었더니 약 5일 만에 도착했다.
주 타깃의 특성을 감안하여 온라인 광고가 주요 채널이 안되더라도 온라인 광고는 꼭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위에서 구상했던 여러가지 USP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어떤 포인트가 가장 소구하고 효과적인 포인트인 것인지 확인을 해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AB테스트라고 온라인에서 주로 두 가지 정도의 시안을 테스트해보고 효과가 좋은 시안을 선택해서 더 많은 투자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는 메세지의 종류를 두 벌씩 세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ABCDEF까지 해보기로 했다. 노이즈를 피하기 위해서 광고 시안은 고정하고 메세지만 바꾸는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포인트의 메세지를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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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스토리 텔링은 진정성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 내 마음이기도 했고 비즈니스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하기와 같은 내용을 넣었고, 이런 부분을 노출할 수 있는 곳이라면 향후 어디든 노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거운 짐은 제가 대신 들어드릴게요!“
💬 “이 추위에 장보러 가는 것도 힘든데...”
쌀, 생수, 화장지 같은 무거운 물건들, 이제 직접 가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 엄마도, 시어머니도 온라인이 더 힘들다며 매번 마트를 다니고 계십니다..
그래서 디지털이 번거롭거나 불편한 분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브랜드와 마케팅의 요소들을 기획하여 다음 단계로는 실제 마케팅을 집행해보았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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