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도 디지털로 도움 받는 세상, 알게 된 사실들

나에게 소중한 가족이 2형 당뇨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작년에 1단계에서 2단계로 약을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40대인데도 당뇨약과 동시에 혈압약도 시작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며, 당뇨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다시 한번 알아보게 되었다.


당뇨의 무서운 연결 고리

당뇨는 단순한 혈당 조절 문제를 넘어 혈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여러 파생 문제를 낳기 쉬운 환경이 된다. 혈관이 나빠지면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이 함께 증가하며, 이런 질환들이 ‘세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함께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혈당 스파이크(급격한 혈당 상승)가 반복되면 혈관 손상이 심해져 합병증의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유전병이라는 말

많은 사람들이 쉽게 당뇨가 유전이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쉽게 말한다. 그런데 어쩌면 단순히 '당뇨 유전자'라는 것이 때문이라기 보다는, 단 것을 좋아하는 '입맛'과 절제적인 정도와 같은 '성격'이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고, 그리고 가정 내에서 형성된 '식습관'이 대물림 된다는 것이 그 유전이라는 것의 요체는 아닐까? 가족력이 있다는 뜻은, 가정 환경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해지고 오랜 기간 축적된 생활 습관 자체가 당뇨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1형 당뇨라면 자가 면역 질환으로 췌장이 인슐린을 거의 생산하지 못하니 정말 유전자의 영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반면, 2형 당뇨는 인슐린 분비는 정상적으로 되나, 인슐린 수용체들이 제 역할을 못할 만큼 망가져 세포가 인슐린을 못 받아들이는 인슐린 저항성이 문제인 상태로 '본인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의학계에서는 말한다.


생활 습관이 부르는 병 

최근에는 디저트 문화의 발달과 과일의 품종 개량으로 인해 더욱 높은 당도를 가진 음식들이 많아지면서, 젊은 연령층에서도 당뇨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젊은 당뇨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는 통계를 보면, 단순히 연령이나 유전의 문제 보다 생활 습관의 변화가 주요 원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당뇨가 심각한 문제가 되기 전까지는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다. 아무리 옆에서 조언해도 ‘잔소리’로만 받아들이고, 당장의 달콤한 유혹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도록 돕고, 부담 없이 혈당 관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간식을 먹는 것이 보일 때마다 최대한 적게 먹으라고도 해보고, 유산균을 먹더라도 당뇨인을 위해 특화된 것을 찾아서 주문하기도 했다. 


연속 혈당 측정기: 당뇨 관리의 출발이자 게임 체인저

내가 보기에는 습관적으로 단 것을 좋아하는 본인의 안좋은 식습관과 그에 관한 악영향을 '보다 직접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으면'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알아본 끝에 발견한 것이 매일 채혈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연속 혈당 측정기’였다. 지속적으로 혈당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관리의 의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가족이 착용을 꺼려했지만, 6개월간 꾸준히 설득한 끝에 마침내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내가 당뇨인도 아니면서 직접 당뇨인들의 카페에 가입하여 알아본 결과 ‘덱스콤(Dexcom)’이라는 것이 괜찮았다. 이것은 카카오 헬스의 ‘파스타’라는 앱과 연동해 실시간 혈당 변화를 모니터링하면서, 특정 음식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몹시 편리하기도 했다. 매일 채혈을 하는 혈당 기기에 비해서는 연속 혈당 기기의 오차가 꽤 있다는 말들도 있지만, 완벽한 절대값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정 음식 섭취의 혈당 상승 '인과관계'와 '추이' 확인이라고 생각했다.


혈당 데이터 분석: 예상했지만 역시나 충격적인 결과

연속 혈당 측정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몇 가지 확실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기간 내에 얼마나 혈당이 정상 범위를 벗어 났는지를 퍼센트로 보여주고, 평균적으로 어떤 시간 대에 혈당이 많이 치솟았는지를 요약해주는데, 같은 칼로리의 식사 후라도 외부에서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점심때보다, 식후 바로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습관이 강한 저녁때 확실히 혈당 스파이크를 보였다

그 외에 디테일한 데이터들을 검토하고 확인해본 사실들을 정리해보았다. 참고로 당뇨병의 혈당 수치 기준은 공복에 126mg/dl 식후 2시간 200mg/dl이상이다. 현재 혈당을 조절해주는 당뇨 약을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고혈당을 유발하는 특정 식품들이 분명히 있었다. 

1. 포도, 충격적인 의외의 복병

식후 혈당이 240mg/dl까지 치솟으며 한번에 혈당 '상승폭'만 148mg/dl까지 갔던 음식은 샤인 머스캣이었다. 칼로리 자체는 60Kcal 수준밖에 안되는데 과당이 흡수되는 속도가 놀랄 정도였다. 당도를 인위적으로 많이 올린 요즘의 과일은 "나무에 달린 과자"라던 한 의사분의 말씀이 너무 와닿았다. 

2. 귤, 예상보다 위험한 치명적 달콤함 

귤은 47Kcal만 먹어도 214mg/dl까지 치솟는건 기본이었는데, 더 큰 문제는 저녁 식사와의 시너지까지 생겨서 그런지 후식으로 한라봉, 레드향 등 귤류를 먹을 때마다 식후 2시간이 지나도록 혈당이 206mg/dl씩 유지되는 치명점이 있었다. 과일은 식사 직후에 먹지 말고 '식간'에 간식으로 소량만 먹는 것이 나을 것 같다.

3. 짜장면, 밀가루의 요체는 역시 문제다 

짜장면을 나름대로 밀키트로 야채와 단백질이 풍부한 버전으로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식후 혈당 216mg/dl으로 상승폭 112mg/dl였다. 예상한대로 정제 탄수화물의 요체인 밀가루 면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맞는 것 같고, 먹을 수밖에 없다면 최대한 같이 섭취하는 야채와 단백질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4. 믹스커피, 의외의 반가움 

믹스커피는 한번 섭취량이 많지는 않아 그런지 의외로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혈당을 많이 올리지는 않았다. (150mg/dl 수준) 반면 아메리카노랍시고 베이글과 같이 먹었더니 193mg/dl까지 올라서 역시 정제 탄수화물 섭취량이 제일 큰 영향인 것 같다.

5. 탄산음료, 말해 뭐해

그 외에도 습관처럼 고기 먹을 때마다 곁들이던 탄산음료는 역시 혈당을 급격히 올릴 뿐 아니라 혈당이 식후에도 장시간 200mg/dl이상 높은 상태로 꽤 오래 유지되었다. 그래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 남편은 그 다음날 고기를 먹을 때는 사이다를 처음으로 곁들이지 않게 되었다. 역시 백마디 옆에서 하는 잔소리보다 한번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6. 섭취 순서, 정말 중요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섭취 순서에 따라서 혈당을 올리는 정도의 차이를 현저히 바꿀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보았다. 실제로 오전에 요쿠르트와 같은 것을 먹을때도 삶은 달걀과 무조건 함께 먹는다거나, 식사 전에 오이와 같은 야채를 먼저 먹었을 때에는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느낌이었다. 야채나 단백질을 탄수화물 이전에 먹을 수 있으면 베스트다.

당뇨 관리는 막연한 의지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직접 눈으로 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혈당 변화 패턴을 직접 확인하면서,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눈으로 직접 확인 했다.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제 수치 분석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요약 해보자면,

과일도 주의: 식후 과당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과일은 식간에 소량만 섭취한다.

정제 탄수화물 최소화: 밀가루 음식을 꼭 섭취해야 하는 상황이면, 곁들이는 야채와 단백질 비율을 높인다.

탄산음료 절제: 별 생각없이 곁들이는 음료의 커다란 영향을 인지하고 물이나 차로 대체한다.

식사 순서 조절: 섬유질과 단백질을 항상 먼저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마지막에 먹는다.

연속 혈당 측정기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접근법이 단순한 혈당 수치 확인을 넘어, 실제 생활 습관을 바꾸는 데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혈당 관리는 꾸준함이 답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확인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당뇨 예방과 관리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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