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기획 및 퀵 테스트- 마케팅 실행 결과 분석 및 결론

앞선 글에서 밝혔던 여정들을 지나고 이제는 실행했던 마케팅의 결과를 분석할 차례가 왔다. 앞서 밝힌 대로 퀵한 테스트를 위해서 전단지 및 교차로 신문 광고로 오프라인 광고를, 카카오톡 스토리에 디스플레이 온라인 광고 집행하고 카카오 플러스 친구 계정을 운영하면서 카카오톡 스토리 계정도 만들어 피드를 발행하였다. 

다른 변인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일부러 같은 시기에 광고를 집행하였고, 온오프라인의 광고 성과를 분리해서 파악하기 위하여 일부러 오프라인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화번호만 노출하였고, 온라인 광고에서는 CTA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계정으로 떨어뜨렸다. 그리고 이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현실적인 KPI (핵심 성과 지표)를 설정해두었고,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올 경우 온라인 광고에서 파악된 상대적 효율이 좋은 USP를 활용한 광고 확대를 하기로 목표를 잡았다.

1. KPI 목표

1) 오프라인 

오프라인 광고에 대한 경험이 기존에 없는 상태이긴 했지만, 오프라인 광고 시안이 얼마 정도나 노출될지 계산을 미리 해 볼 수 있었고, 그것을 실제 행동 전환률(최종 유도 행동인 '전화')로 환산하여 '어느 정도 유입이 들어오면 그래도 도전해 볼만하겠다.'라는 목표치를 세우는 것이 필요했다. 전단지를 일차로 200부를 아파트 우편함에 넣었고, 교차로는 서울 전역 일일 3만부 배포 한다고 했으니 한 권역당 하루에 7,500부, 영업일 5일간 배포되었으니 100% 소진되었다는 이상적인 가정하에 37,500부에서 노출이 될 것이다. 

오프라인 총 노출을 37,700회로 잡고, 전화까지 하게 되는 비율을 1% 정도로 잡으면 377건, 혹시 0.1%만 반응한다고 할 경우는 37~38건의 전화를 예상할 수 있고, 이 중 구매까지 실제 최종 전환되는 숫자는 3~7건 정도가 현실적이라고 잡아보았다. 참고로 Claude AI가 제시한 일반적인 소비재의 전단 마케팅 전환률은 1~3%, 타깃 마케팅의 전환률은 3~5%이고, ChatGPT가 제시하는 오프라인 전단의 전환률 1~5%라고 하니, 내가 너무 터무니 없이 목표를 높게 잡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2) 온라인

온라인 광고에 대해서는 어떤 지표들이 얼마의 범위에 있는지 내가 조금 더 아는 부분이었다. 나는 우선 CPC (클릭당 광고비)와  CTR (클릭 비율)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테스트 버짓인 일 만원에 4일 연속 집행시 얼마나 노출을 할 수 있을지 역산을 해보았다. 이 경우 약 26,667건의 노출이 예상되었다.  온라인 지표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5일까지 가지 않아도 4일의 성과를 보고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노출 대비 대략 1% 정도 클릭을 한다면 적어도 250회 이상의 프로필 방문, 여기서 1% 구매 전환을 한다 하면 2~3건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온라인 광고 지표로서 중요하게 파악해 보려고 했던 것은 6개의 각각 다른 메세지 조합의 소재별 CTR의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노출량의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를 비교해보는 것이었다. 또한 온라인 캠페인 목표별 실적 차이 비교, 그리고 카카오 플러스 친구로 인입된 트래픽이 어디까지 가는지 그 여정도 트래킹해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2. 결과 분석

1) 오프라인 광고

한마디로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오프라인은 전단을 배포하는 시간과 실제 사람들이 우편함을 확인하는 시차가 충분히 있을 것 같아서 즉각적인 반응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직후에 설 연휴가 있기도 하여 더욱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였다. 하지만 반대로 인쇄 광고를 의뢰하고 프린팅하여 배송 되는 시간까지 리드 타임도 있기에 첫 주 11,000원 주고 주문했던 200부를 배포 하자마자 추가로 5만원을 더 들여 2,000부를 바로 주문을 넣은 상태였다. 그런데 그 이차 물량이 도달하기까지 전화가 '단 한통도' 오지 않았다..

2) 온라인 광고 노출 및 클릭

온라인 광고의 노출 숫자는 거의 예상했던 대로 맞추게 되었다. 26,912건으로 버짓 대비 노출량 예상을 오차율 1%미만으로 끊은 것이다. 평균 클릭률(CTR)도 1.2%로 기대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캠페인의 목표를 '전환'과 '방문'으로 각각 설정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전환' 목표는 노출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아서 이틀 뒤 프로필 '방문' 목표로 추가 노출을 했더니 노출 수가 거의 세배가 되었는데 의외로 CTR도 50% 가까이 높았다. 방문 목표로 하면서 카카오 스토리 뿐 아니라 '카카오톡' 자체에서 연령 타겟팅을 추가할 수 있었는데, 노출은 급증하였으나 역시나 이 영역의 CTR은 0.6% 수준으로 저조하였다. 

3) 소구 메세지별 성과

역시나 가장 노출이 잘 되고 잘 소구했던 메세지는 '바쁜데 또 장보러 가셔야해요?' X '카톡으로 편리하게 주문하고 무료 배송 받아보세요!' 포인트 (노출 5.3K, CTR 1.47%)였고, 그 다음으로 높았던 것은 '추운데 또 장 보러 가셔야해요?' X '카톡으로 편리하게 주문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보세요!' (노출 3.5K, CTR 1.4%),  '아직도 무겁게 장 보러 가세요?' X '카톡으로 편리하게 주문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보세요!' (노출 2.3K, CTR 1.46%) 순이었다. 소구 포인트를 요약하자면 바쁨 57% 추움 33% 무거움 9%로 내가 생각했던 Pain Point들의 중요도는 정 반대였고, 무료 배송이나 편리함과 같은 혜택 소구 포인트는 49%대 51%로 비슷한 정도였다.

4) 연령, 성별에 따른 차이

연령별 반응률은 온라인에 더 친숙할수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록) 더 높을 것이라고 가정했었는데, 반대로 대리 장보기 서비스가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더 높은 연령일수록 높았다. (65세~69세 평균 CTR 0.9%인데 비해 70세 이상은 1.6% 수준, 총 노출 모수는 60대 중후반이 1.5만, 70대 이상이 1.1만 규모) 그리고, 연령에 관계없이 성별은 일관적으로 여성의 클릭률이 50% 더 높았다. 시안의 이미지와 내용이 '장보기'였기 때문에 더 직접적으로 소구했을 것이다. 

5) 지역별 차이

그리고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인천 제외) 노출이 45%수준이었고 나머지 그 다음 지역이 부산+경상남도가 13%의 트래픽을 차지했다. 클릭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청북도 2.9%, 경상북도 2.1%, 인천 1.8%로 평균 클릭률 1.2%대비 특별히 높은 지역이었고, 특별히 낮았던 지역은 세종시 0%, 울산광역시 0.4%로 도시 장보기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들에는 해당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현저히 낮지 않나 생각해보았다.

6) 온라인 광고 집행 최종 성과

세부 분석 인사이트가 뭐가 얼마나 나왔건 간에 결국은 4일간 4만원을 들여서 온라인 광고를 집행한 결과가 애초에 의도했던 1차 목적인 '카카오 플러스 친구 계정 방문' 유입과 최종 '구매 전환'이라는 지표를 얼마나 달성하는데 기여를 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결론적으로는 플러스 친구 채널 방문 수가 118건으로 카카오 광고 플랫폼인 카카오 모먼트에서 집계한 클릭 숫자인 327건과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계정을 관리하는 '카카오 채널' 관리자에서 집계한 숫자는 방문 수가 거의 절반 이하로 나왔다.) 한 계정이 중복 클릭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당연히 퍼널마다 누수가 발생하는 것은 감안했지만, 같은 카카오 채널들에서 3~6배 가까이 숫자가 차이가 나는 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결국 구매 전환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3. 결론

종합적인 결과를 요약하자면, 오프라인/온라인 통틀어 총 64,611회의 광고 노출이 있었고, 그 중에서 전화는 6건, 카카오톡 프로필 방문으로 이어진 건은 보수적으로 100건 내외로 액션으로 이어진 반응률이 0.2% 미만 수준이었다. 이미 이 숫자가 실망스러울 정도로 저조했고, 그에 따라 구매 전환은 일주일간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당연할 정도였다. 

온라인 광고의 효과는 광고가 종료되는 즉시 끝나는 것이 당연했고, 오프라인 광고의 결과는 집행 후 4일에서 10일까지도 지난 후에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도의 반응 효율이라면 이 비즈니스를 확대 투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빠르게 판단해서 그 사이 배송 온 2,000부의 전단은 추가 배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환경 낭비를 극도로 싫어하는데, 그것이 아깝다고 추가적으로 나와 잠재 광고 대상자들의 에너지 낭비를 할 수는 없었다..)

한 달 간의 집중적인 테스트와 분석의 결론을 후에 아빠와 함께 얘기를 나누어보았는데, 70대 노인의 삶을 살고 있는 아빠의 관점으로 이건 처음부터 잘 될 것 같지 않은 비즈니스였다고 한다. (참고로 원래 우리 아빠의 스타일은 해보기도 전에 이래라 저래라 하기보다는 묵묵히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온라인 광고 자체의 반응률 자체가 영 나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광고나 홍보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 자체에 대한 판단의 미스가 큰 부분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노인들의 페인 포인트였던 '장보기'라는 과업이 평생 그렇게 장을 봐온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딱히 디지털이 발달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더 불편하다'고 느껴지지 않고, 무엇보다도 이들에게는 '시간이 충분하고' 재미난 활동들을 찾기 때문에, 장을 가끔 보러가는 일도 귀찮기보다는 세상 구경도 하고 여가를 보내는 일 중 하나 일 때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70대들도 필요하면 온라인 장보기를 할 줄은 알지만 굳이 그것보다 직접 물건을 보고 사는 것이 만족도가 더 높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 전 주까지 여태껏 맨날 쿠팡에서 주문하면 뭐가 헷갈리고 짜증나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툴툴 대던 엄마도 어제는 원하는 것을 제대로 주문하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를 하였다. 그렇게 이 순간에도 나의 타깃들도 계속 진화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전히 몸도 불편하고 혼자 무거운 장을 보기도 어려운 우리 시어머니와 같은 수요층이 분명히 있을 것만 같은데, 이렇게나 낮은 효율로 내가 그들을 일일이 찾아내어 서비스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 전에 시장 조사할 때에는 그렇게 찾기 어렵더니, 비슷한 컨셉의 '똑비'라는 서비스를 나름대로 잘 하고 있는 젊은 청년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나와 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젊음과 패기를 무기로 묵묵히 길을 걷고 있어 멀리서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이렇게 나는 나의 첫번째 사업 구상의 테스트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구상하고 테스트하는 것만큼이나 사후 정리를 하는 일은 또 하나의 커다란 과업이었음에도 굳이 별도로 시간을 내어 정리해보았다. 이것이 언젠가 누구에겐가는 참고가 되는 여정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렇게 빠르게 실패하는 경험들을 조금씩 쌓아가면서 진정으로 내가 즐기면서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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